게임을 잘한다의 기준은 무엇일까?
내가 생각했을 때는 아래의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는 친구가 있으면
"걔 그 게임 개 잘해"라고 말하는 것 같다.
1. 피지컬이 좋을 때
2. 뇌지컬이 좋을 때
3. 게임의 정보가 많을 때
1. 피지컬
- FPS에서 무친 에임 트래킹을 선보이거나, 격투게임에서 완벽한 타이밍에 반격하는 유저
2. 뇌지컬
- 창발적인 움직임 혹은 처음보는 패턴이나 퍼즐에도 금방 적응하고 해결법을 찾아내는 유저
3. 게임의 정보
- 게임을 오래 했거나 유튜브 등 개인 공부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나 꿀팁을 많이 알고 있는 유저
그렇다면
게임을 잘하는 사람(고인물)과 못하는 사람(발컨? 뉴비?)의 차이도
저 세 가지 역량에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한다.
아니라고 하지 말자. 노력의 차이가 다를 뿐, 이기려고 하지 않나.
(지려고 하는거면 그거 어뷰징임, 나쁘거임. 그러지 마셈)
여튼 어떻게든 게임을 잘하고 싶어 하는 감정이 0.1g이라도 있다는 가정 하에
오늘은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유저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며,
게임사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 피지컬
유저의 입장에서 이건 사실 답이 없다. 노오오오오력 뿐이다.
타고난 재능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FPS라면 훈련장에서 허수아비한테 총알 수천 발 박아보는 수 밖에 없고,
리그오브레전드 리신이라면 와드 방호-인섹킥을 만 번 시도해 보는 방법 밖에 없다.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피지컬의 차이를 좁혀 주는 업데이트를 하기도 했는데,
기억나는 것 중에 하나는 배틀그라운드의 파쿠르(장애물 손짚고 넘어가기)다.
배틀그라운드 출시 초기에는 벽을 넘거나 창문을 통해 집 안에 들어가려면
점프와 앉기 버튼을 동시에 눌러 더 높이 뛰는 슈퍼 점프라는 기술이 필요했다.
말은 쉬운데 발컨들에게는 타이밍 맞추는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고인물들은 너무나도 편하게 포지션을 잡고 지붕을 타고 다녔는데 열개꼴받았었다.
근데 훗날 파쿠르라는 기능이 업데이트되면서
'자리 잡기'에 대한 격차는 많이 좁혀졌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은근히 멋있는 장면 연출 많이 했었음 ㅇㅇ)
2. 뇌지컬
뇌지컬 영역은 트라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습득이 되기도 하고,
공략을 보는 방법으로 일부 해결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예로 들자면
내가 캐릭터의 컨트롤은 기가 막힌데 룬 설정이나 오브젝트 타이밍을 못 재겠다면
'도우미 프로그램(라이엇에서 인정하는)'을 써서 보조를 받을 수도 있겠다.
인게임 안에도 뇌지컬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장치는 미약하게나마 확인 가능하다.
아이템 빌드를 짜는 것이 어려운 유저들에게 '추천템' 기능도 있고,
상대방의 점멸 계산을 채팅이 아니라 '점멸 버튼을 클릭'하는 것으로 대체된 것도
뇌지컬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3. 게임의 정보
게임의 정보는 초반부터 게임을 열심히 한 사람들끼리는 간극이 발생하지 않는다.
게임이 오래 되고 습득해야 하는 정보가 방대해졌을 때
뉴비와 고인물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생한다.
나는 롤을 처음 배울 때 '미스 포춘(원거리 딜러)' 캐릭터를 선택하고
소환사 주문으로 강타를 고른 적이 있다.
라인전에서 무쓸모한 소환사 주문이었지만 뉴비가 뭘 알겠는가?
소환사 주문에 적혀 있는 데미지가 너무 쎄보여서 그냥 고른거다.
그 때 팀원을 비롯해 적팀들에게 적지않은 조롱을 당한 바 있다...ㅠ
고인물과 뉴비의 정보량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리그오브레전드에서 찾을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는 해마다 큼지막한 패치를 단행하는데,
몇 년 주기로는 새 게임이라는 평가를 들을 만큼 많은 것이 바뀐다.
드래곤 골드 삭제, 버프 추가
드래곤 영혼 및 장로 드래곤 추가
전령 추가
신화 아이템 추가
(+ 기타 아이템 및 챔피언 리메이크)
이런 패치가 있을 때는 뉴비 뿐만 아니라 프로라는 고인물들도 공부하기 바쁘다.
(여기서 빠르게 정보를 습득한 유저는 꿀을 빨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에 대한 기본 정보를 숙지한
기본적인 피지컬과 뇌지컬이 있는 뉴비라면 어떨까?
피지컬도 고만고만하고 뇌지컬은 없는 적당한 고인물 정도는
뉴비가 빠르게 정보를 파악하고 메타를 인지한다면 비벼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이런 잦은 패치는 고인물에게 다소 지치는 요인도 될 수 있다.
또 새로 공부해야 돼?
이럴 때는 정보의 격차를 반대로 벌릴 수도 있는 기회로 볼 수도 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2024년 또 한번의 대격변 패치를 한다.
이번에도 지형이 대폭 리뉴얼되었고,
전령과 바론의 유형이 다양해져 게임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이 어렵다.
10년 넘게 서비스되고 있지만 끊임없이 신규 유저가 유입되는 게임.
계속 시스템이 업데이트되고 쌓이기만 해서
공부의 양도 너무 많고 어려워 뉴비가 안 생기는 타 게임과 다르게
이런 점들이 신규 유저가 유입되는 원인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적어도 복귀 유저에게 후킹은 되지 않을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경기의 양상이 궁금해지는 한편
매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고이지 않도록 하는 라이엇에 대한 기습 숭배 한 번 해본다.
T1 WIN